
베르나르 올리비에.
가난 때문에 고등학교를 중퇴한 후 외판원, 항만 노동자, 토목공, 체육교사, 웨이터 등
닥치는대로 일했다. 독학으로 대학입시 자격시험에 합격하여 저널리즘 부문의 그랑제콜을
졸업한 뒤 30여 년간 정치부 기자로 사회-경제면 칼럼니스트로 활동했다.
치열하고 동적인 삶을 살아왔던 그에게 정년퇴임 후 연금 생활자로서의 안락한 전원생활은
무기력하게 하루하루를 갉아먹으며 죽음을 기다리는 무의미한 삶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은퇴 후인 1999년 그는, 터키/이스탄불에서 중국/시안까지 이어지는 실크로드를
걸어서, 단 1키로미터도 빼 먹지 않고, 여행하기로 결심하고 4년에 걸쳐 자신의 꿈을 실현해나갔다.
노쇠한 몸에 쉬이 찾아오는 육체적 고통, 외로움, 불안한 정세와 금품을 노린 도적들로 인한
생명의 위협..그럼에도 쉼없이 자신을 걷게 만드는 불가사의한 동력에 의구심을 품다가도
기꺼이 자신에게 친절을 베푸어주는 사람들의 호의와 아름다운 절경에 기쁨을 느끼면서
다시, 길을 걷는다.
유명한 관광지의 대단한 유적이나 유물을 찾아가 도장 찍듯 기념사진을 찍고 오는 '관광'이 아니라
발끝에서 머리까지 온 몸으로 현지 사람들과 낯선 환경에 부딪히며 더딘 발걸음으로
천천히 '여행'을 하는 것이다.
베르나르 올리비에가 4년 동안 걷은 거리는 1만 1000킬로미터였다.
그에게 '실크로드 도보횡단'는 단지 명목상의 목표였을 것이다.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뎌 1킬로미터씩 채워나가는 과정 속에서 그에게는
매 순간 자신이 아직은 가슴 뜨겁게 살아있음을 느끼는 것이 더 소중했을 것이다.
'가슴 뛰는 삶을 살아라' 네 힘이 닿는대까지..


